착용 시간이 전부다 — 웨어러블 논쟁에서 시각 훈련 소프트웨어를 설계한 이유
AI 글래스가 이어폰을 대체할 수 있을까 — 엔가젯의 이 질문은 사실 웨어러블 전체에 던져진 질문입니다. 답은 "무엇에 쓰느냐에 달렸다". 그리고 그 답 뒤에는 더 냉정한 기준이 숨어 있습니다. 기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매일 오래 착용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이 기준은 시각 훈련 영역에서 훨씬 잔인하게 작동합니다. 약시(lazy eye, amblyopia)를 가진 사람에게 훈련을 포기하게 만드는 건 대개 의지 부족이 아닙니다. 접착식 패치의 불편함, 적청 안경의 어지러움, 그리고 무엇보다 지루함입니다. 재미없는 훈련은 3주를 넘기지 못합니다. 개발자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기능 문제가 아니라 리텐션 문제입니다.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도 사용자가 매일 헤드셋을 쓰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Seven Sports는 순서를 바꿔 접근했습니다. 훈련을 위해 콘텐츠를 찾는 대신, 이미 매일 보고 있는 콘텐츠를 훈련의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Amblyotube는 Meta Quest(Quest 2, 3, Pro, 3S)에서 YouTube 스타일 영상을 보면서 눈마다 다른 시각 경험을 제공하는 시각 협응·주의력 훈련 소프트웨어입니다.
왜 VR인가 — 두 개의 독립 디스플레이
핵심은 하드웨어 구조에 있습니다. VR 헤드셋은 눈마다 독립된 아이피스(eyepiece)를 가지고 있고, 소프트웨어는 각 눈에 서로 다른 피드를 동시에 보낼 수 있습니다. Amblyotube는 이 구조를 그대로 활용해 양안 훈련(dichoptic vision training)을 구현합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완전히 다른 렌더링 결과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의 패치나 아나글리프(적청) 안경으로는 불가능했던 설계 공간을 열어 줍니다.
이 지점이 사실 시스템 설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전통적인 시각 훈련 도구는 '하나의 화면'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패치는 물리적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적청 안경은 색 필터로 두 눈을 분리합니다. 둘 다 하드웨어에 종속된 트릭입니다. 반면 VR은 렌더 파이프라인 단계에서 좌안과 우안에 서로 다른 프레임을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훈련 파라미터가 콘텐츠 위에 얹히는 소프트웨어 계층으로 올라오는 순간, 실험실에서나 가능했던 프로토콜이 거실로 내려옵니다.
작동 방식은 계층적으로 단순합니다.
첫째, 우세안 화면에는 조절 가능한 디지털 블러(Dominant Eye Shader)를 겁니다. 블러, 대비, 밝기, 감마, 불투명도(opacity)를 개별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100% 불투명도에서는 사실상 완전한 디지털 패칭이 됩니다. 하지만 주 목표는 대개 '부분 투명'입니다. 두 눈이 동시에 시각 정보를 처리하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약시안 화면에는 AI Sharpener(MFBF 모드)가 동작합니다. 이 엔진은 영상 안의 사람 형상(얼굴과 몸)을 식별해, 약시안 쪽 뷰에만 선택적으로 샤프닝을 적용합니다. 여기에 시각적 악센트(Visual Accents)가 더해집니다. 사람 위에 부드러운 형광 황록색 하이라이트를 입히거나, 인체 실루엣을 따라 굵은 적색 외곽선을 그리는 식입니다. 펄스(Pulse) 컨트롤로 이 효과를 일정한 Hz와 깊이로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호흡' 리듬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목적은 명확합니다. 무시당하던 눈의 시각 피질이 대상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도록 만드는 것.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엔지니어링 트레이드오프가 있습니다. 왜 프레임 전체를 샤프닝하지 않고 '사람'만 골라 강조할까요? 계산 비용도 이유지만, 더 큰 이유는 주의(attention)의 방향입니다. 화면 전체를 자극하면 시각 시스템은 어디를 봐야 할지 모릅니다. 반면 사회적 대상 — 얼굴과 몸 — 은 인간 시각이 진화적으로 가장 먼저 반응하도록 설계된 신호입니다. 약시안이 무시하던 바로 그 신호를 인위적으로 증폭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영상 전체가 아니라 관심의 대상에 개입하는 것. 이것이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일입니다.
셋째, 선택적 Wedge Occlusion이 있습니다. 양쪽 시야 일부에 검은 쐐기 모양을 덮어, 각 눈이 장면의 서로 다른 부분만 보게 강제합니다. 이는 두 눈의 상이 충돌하는 양안 경쟁(binocular rivalry)을 줄이는 고전적 기법을 소프트웨어로 옮긴 것입니다.
넷째, 양안 융합 훈련입니다. 약시안에는 자연 배경(피부톤, 녹색, 파란색)과 확실히 구분되는 고채도 마젠타 핑크 원형 단서를, 우세안에는 은은한 중립 회색 점을 띄웁니다. 사용자가 시선을 따라가면 뇌는 두 신호를 하나로 합치려 시도하고, 이 과정에서 양안 융합과 입체 깊이 지각이 연습됩니다.
캘리브레이션이 곧 정확도다
엔지니어링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이 초기 설정입니다. Amblyotube는 실행 시 어느 눈이 영향을 받았는지(좌/우)를 먼저 고르게 합니다. 이 선택이 틀리면 필터가 반대쪽 눈, 즉 우세안을 훈련시키게 됩니다. 정확도가 곧 결과를 좌우합니다. 센서 캘리브레이션이 틀어진 로봇이 정확한 동작을 못 하듯, 기준이 뒤집힌 훈련은 아무리 오래 해도 방향이 반대입니다.
난이도는 두 가지 경로로 정해집니다. 하나는 조건 프리셋(Mild / Moderate / Severe) — 각각 시력표 마지막 2줄, 3~5줄, 5줄 이상을 읽지 못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우세안 셰이더와 약시안 샤프너의 기본 레벨을 자동으로 맞춥니다. 다른 하나는 내장 LogMAR 시력 확인 도구입니다. 가상 3미터 거리에서 표준 Landolt C 시표를 사용해 눈별로 최대 30회 시행, 임상 스테어케이스 알고리즘으로 logMAR 값을 산출하고, 감지된 경도에 맞춰 훈련 프로필을 자동 갱신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감으로 난이도를 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입니다.
리텐션을 위한 인터페이스 결정
세션은 30~40분, 최대 1시간을 권장합니다. 13세 이상 대상. 컨트롤 패널은 VR 안에서 크기 조절과 이동이 가능한 플로팅 패널이고, Meta Quest 컨트롤러와 핸드 트래킹을 모두 지원합니다. YouTube 검색창이 내장되어 있고, 네트워크 없이 재생 가능한 아동용 카탈로그(만화 등)도 미리 담겨 있습니다. Room View는 AR 패스스루 모드로, 가상 룸 대신 실제 방 위에 영상을 띄워 훈련할 수 있게 합니다. 재생, 일시정지, 탐색, 볼륨, 음소거, 언어 선택, 그리고 기본값 복원(Reset All) 버튼도 포함됩니다.
인터페이스 결정 하나하나가 리텐션을 향합니다. 플로팅 패널을 굳이 VR 공간 안에 띄운 이유는, 훈련 중 시선을 헤드셋 밖으로 빼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컨트롤러와 핸드 트래킹을 둘 다 지원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입력 방식에서 막히면 그 순간 세션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카탈로그는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훈련이 멈추지 않게 하는 안전장치입니다. 화려한 기능이 아니라, 매일 켜지게 만드는 마찰 제거입니다.
한계를 명확히 두는 설계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Amblyotube는 진단·치료·완치 수단이 아니라, 양안 협응과 깊이 지각을 돕는 보조적 시각 훈련 도구입니다. 전문 의료 지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가 할 수 있는 일은 꾸준히 실행될 기회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기회를 매일의 콘텐츠 위에 얹는 것입니다. 이 경계를 분명히 긋는 것도 설계의 일부입니다. 과장된 약속은 리텐션을 만들지 못하고, 정직한 범위만이 오래 갑니다.
검사실이 아니라 거실에서, 패치가 아니라 좋아하는 영상 위에서 훈련이 일어나게 하는 것 — 웨어러블의 성패가 결국 착용 시간에서 갈린다면, 시각 훈련도 같은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Meta Quest에서 Amblyotube를 만나보세요: https://www.meta.com/en-gb/experiences/amblyotube/25906906972338493/

